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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edu사랑 이야기 386. 단자수신(單字修身)

김동성 기자 | 기사입력 2024/01/26 [01:50]

김샘의 edu사랑 이야기 386. 단자수신(單字修身)

김동성 기자 | 입력 : 2024/01/26 [01:50]

 

조선 시대 서당에서는 책 한 권을 땔 때마다 세책례(洗冊禮) 즉 책거리를 했다.

스승과 벗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감사를 전하는 조촐한 잔치였다.

이때 스승은 제자에게 덕담을 하고 부모는 정성껏 음식을 준비한다.

 

온 세상을 비추는 햇빛처럼 학문을 밝히라는 뜻으로 동그란 경단을 만들고 예의 있고 슬기로운 사람이 되라는 바람으로 오륜을 뜻하는 오색 송편을 올린다.

학문을 길게 이어 가라는 뜻으로 국수장국도 먹었다.

 

깊은 뜻을 담아 차린 상을 스승에게 먼저 드리면 학생들은 한 해 동안 익힌 책을 덮어 놓고 돌아서서 외우는 배강(背講)을 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 얼굴에는 흐믓한 미소가 번진다.

 

마지막으로 스승이 한 글자로 적는 성적표인 단자수신 (單字修身)을 준다.

늦잠 자는 버릇이 있는 학생에게는 닭 계(鷄)를 똑똑함이 지나친 학생에게는 어리석을 우(愚)를 효성이 부족하다 싶으면 까마귀 오(烏)를 성격이 급한 아이에게는 참을 인(忍)을 건넨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학업을 잘 따라오지 못한 학생이 있으면 없을 무(無) 대신 부지런할 근(勤)을 써 내민다.

 

책거리에는 학업보다 인성과 배움의 자세를 먼저 생각했던 선조들의 교육 철학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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