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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없는 선택이 발전을 가로막는다... 홍천군번영회의 역할은?

번영회가 후원금을 받기 위해 경쟁기업을 끌어 들이는 것은 섣부른 판단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10/06 [22:17]

고민 없는 선택이 발전을 가로막는다... 홍천군번영회의 역할은?

번영회가 후원금을 받기 위해 경쟁기업을 끌어 들이는 것은 섣부른 판단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10/06 [22:17]

고민 없는 선택이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번영회의 역할은?

번영회가 후원금을 받기 위해 경쟁기업을 끌어 들이는 것은 섣부른 판단

 


번영회는 보통 지역상인의 번영과 담합을 위해 만들어진 민간사회단체이다. 홍천군번영회는 1990년 말 지방자치제 부활로 의회가 구성되기 이전인 1982년 창립해 주민을 대표하며 지역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왔다.

 

‘홍천-용문간 철도 사업 건’도 이전 회장들이 물밑에서부터 노력해 왔기에 최근까지 가시화되었고, 홍천군민의 핫이슈로 부상해 홍천군도 강원도와 정부와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천군민의 100년 염원이지만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은 아직까지 장담할 수 없기에 홍천군과 군민들이 한 마음으로 단합해야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홍천군번영회가 권력단체나 이권단체로 전락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돼

 

그런데 2021년 이규설 신영종합건설회장이 홍천군번영회장에 취임하면서 번영회가 침체된 시장경기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최근 정치적인 이슈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단적인 예가 국가사업인 철도사업에 대하여 민간단체인 군번영회가 홍천군에 앞서 엇박자로 진행하고 대립각을 세우다보니 혹여 대사를 그르칠까 우려하는 군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홍천군이 진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들에 대해서도 각을 세우다보니 홍천군번영회가 권력단체나 이권단체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홍천군번영회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지적하며 이규설 회장이 지역을 사랑하는 열정은 이해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군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가? 

 

“처음처럼 소주 마시면 철도후원금 기부”

 

최근 모 신문사들의 헤드라인 제목이다. 홍천군번영회는 지난 10월 4일 국내 최대 주류업체의 하나인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번영회가 제보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롯데주류에서 생산하는 ‘처음처럼’과 ‘새로‘ 소주를 홍천군민이 마시면 병당 30원씩 적립해 홍천군번영회에 후원금으로 기탁한다고 했다.

 

그 전제가 용문-홍천철도 조기착공과 지역발전 및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홍천군번영회는 그동안 철도조기착공 요청과 집회시위 때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데 그동안 홍천군으로부터 일절 지원받지 못했다며 롯데주류제품의 군민소비를 위해 행사홍보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홍천군번영회가 홍천군민들에게 소주소비를 장려해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기찻길 집회시위에 사용하겠다는 의지인데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롯데주류가 그동안 다른 지역에 후원한 예는 대부분 자치단체에 장학금 기부형태로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과 후원금

 

그런데 홍천군민들의 술 소비량에 비례해 받는 후원금을 왜 일반 민간단체인 홍천군번영회가 후원금을 받는가? 후원명목이 철도후원금이라면 '홍천군'이나 '홍천군범군민철도추진위'로 가야 한다. 홍천군에 철도자문위원회와 철도추진위원회가 버젓이 있는데 번영회가 앞서서 섣불리 외부 기업과 MOU를 맺은 것은 너무 앞서가도 한참 앞선 것이다.

 

번영회는 롯데주류와 MOU협약체결 시 사전에 홍천군요식업조합이나 지역상인들의 여론을 확인해 보았는가? 또한 번영회가 집회시위 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며 홍천군이 예산지원을 해주지 않은 것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정작, 번영회는 작년 10월 첫 용산집회 때 홍천군민들이 후원한 금액에 대하여 아직까지 기부내역과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예산지출내역 등을 밝히는 것만이 홍천군번영회의 의혹을 줄이는 것이다.

 

홍천군번영회는 앞서 언급했듯이 홍천지역경제에 많은 기여를 통해 홍천군의 경제단체로서 대표성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미 동종의 주류업체로 26년전, 북방 도둔길에 동양최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고 있는 ‘하이트 진로’가 홍천에서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번영회가 경쟁업체를 끌어들이는 것은 이규설 회장의 개인적인 시비감정이 아니고선 납득할 수 없다. 그것도 경쟁업체인 롯데소주 소비 홍보까지 하면서 홍천군번영회가 나선다는 것은 체면이 아니다.

 

기업이 지역에 후원하는 것은 시장마케팅 차원에서 기업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후원 또한 단회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설정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토종업체를 배제하면서까지 번영회가 시장경쟁에 개입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롯데주류가 홍천시장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홍천군에 경쟁적으로 후원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은 시장의 경쟁원리로 다룰 일이지 홍천군번영회가 나설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하이트진로가 그동안 홍천에 기여한 지방세수와 300여명의 지역민 고용창출, 그리고 연계된 업체, 크고 작은 지역축제에 대한 후원 또한 20년 넘게 진행해 왔다. 그런데 홍천군번영회가 나서서 동종의 경쟁기업을 끌어 들이는 것은 상의에 맞지 않으며 구걸에 지나지 않은 안타까운 모습이다. 한마디로 떼쓰는 것이나 다름 없다. 

 

홍천군번영회의 역할

 

이규설 홍천군번영회장은 취임 이후 왕성한 활동으로 홍천군에 많은 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한 노력으로 다시 연임된 것으로 이해되나 일부 주민들은 번영회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지도자는 양비론적 비판에도 관용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다. 이 회장의 사업수완과 민간단체의 공적인 진행과는 별개이다. 사회단체장은 따끔한 지적과 비판에 반발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성찰하고 새롭게 거듭나도록 노력해야 신망을 얻을 수 있다. 

 

이규설 회장이 이끄는 홍천군번영회가 그동안 시행해 오던 각종사업에 대하여 본지는 가감 없이 보도해 왔다. 번영회가 지난해 보조금으로 주관한 ‘홍천군인의 날 행사’의 과다한 예산낭비와 방만한 운영에 대하여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홍천군민의 염원을 담은 ‘용문-홍천철도 용산집회’에서 이규설 번영회장의 독단과 파행으로 본질이 훼손된 점, . 등 각종 이슈에 대한 다른 이해와 비판과 조명이 있었다. 

 

민간단체는 군과 의회가 미처 할 수 없는 일과 한계에 대하여 그 역할을 대신해 수행할 수 있다. 시민단체가 시의적절하게 집회시위를 통해 군민의 염원을 담아내는 것도 사회발전에 큰 버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위만이 능사는 아니다. 언론 또한 기업과 단체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도 정론을 취하려는 것도 다름이 아니다. 기업의 섣부른 언론플레이와 언론을 자신의 방패도구로 끌여들여선 안된다.

 

지금 홍천군민들은 냉정하게 작금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군번영회가 홍천군 번영을 위해 군정에 협력하며 반목하지 않고 지역 문제 해결에 앞장서길 바라고 있다. 번영회는 지나치게 기찻길에 천착하지 말고 침체된 홍천시장경제에 대하여 고개를 돌리고 고민해 주길 바란다. 번영회가 특정 기업의 소주를 홍보해가며 집회시위를 도모하려는 것은 홍천군민의 자존심을 구기는 행위이다.

 

만일 번영회가 소수의 전유물로 전락해 권력단체나 이권단체가 되어 지역사회를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한다면, 그에 동조하는 사람과 집단은 군민들의 날카로운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용석준 홍천뉴스투데이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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