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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대표, '배신의 정치?"

충신이 설 곳을 잃으면 나라가 망한다

용석춘편집장 | 기사입력 2015/07/01 [10:23]

유승민대표, '배신의 정치?"

충신이 설 곳을 잃으면 나라가 망한다

용석춘편집장 | 입력 : 2015/07/01 [10:23]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대구출신이다. 부친은 고등고시를 합격해 대구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재선의원을 지낸 유수호씨다. 부유한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란 유 대표는 경북고를 나와 서울대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위스콘신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귀국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내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게 발탁돼 경제핵심 참모로 활동한다. 이 총재에 이어 당 대표가 된 박근혜씨가 초선인 그에게 파격적으로 비서실장 자리를 제안하지만 마다한다. 박근혜씨의 계속되는 삼고초려에 “할 말은 한다는”조건을 달고 대표비서실장직을 수락한다. 이런 유대표가 왜 박근혜 대통령에게‘배반자’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듣게 되었을까?
 
박대통령은 유 대표를 비난하며 “여당 원내대표가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각종 경제살리기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노력을 등한시한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왜 현 정권의 경제정책 법안 통과에 비협조적인 걸까? 경제전문가인 유 대표가 보기엔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하는 소신 때문이다. 현 정권의 경제수장은 최경환 부총리다. 유 대표는 최 부총리와 위스콘신 대학원 동문이다. 하지만 둘의 경제정책 노선은 확연히 다르다. 최 부총리는 ‘성장’을 우선시하지만 유 대표는 ‘복지’를 우선시하는 편이다.
 
유 대표가 박 대통령과 멀어지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대선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재벌에게도 개혁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며 현 정권에서는 성역시 되는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최 부총리와 마찰을 빚곤 했다.
 
최 부총리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법안을 국회 제출한 것을 보류시키고 금리를 계속 인하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경제 살리기의 주요 정책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론 때문이다. 이런 것이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유 대표가 박 대통령의 심기를 가장 불편하게 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세월호’ 때문이다. 유 대표는 세월호사고의 진상규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백주대낮에 수 천 톤의 거대한 여객선이 연안에서 침몰한 원인이 뭔지, 사고가 발발하자 말자 대통령의 다급한 구조 명령을 직접 받았다는 해경이 왜 침몰을 지켜보고만 있었는지 원인 규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7시간 증발’ 의혹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 유 대표의 진상규명 소신이 달가울 리 없다. 그런 유 대표가 야당의 요구대로 세월호 시행령 수정에 합의했으니 박 대통령 입장에서 유 대표의 ‘저의’를 의심하고 ‘배반자’ 운운하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판단을 해보자, 박 대통령의 질타를 받고 있는 유 대표의 소신에 대해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주장이 그런가? 서민만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 아니라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하며 법인세 인상은 당연하다는 주장이 그런가? 부동산 투기 조장이 경제살리기 정책이 되면 집 없는 서민들만 죽어나기에 반대한다는 소신이 그런가? 계속되는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늘어 가게파산과 금융파산으로 제2의 IMF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그런가? 세월호 침몰 진상규명으로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소신이 그러한가?
 
왜 이런 소신들이 박 대통령에게 질타를 받아야 하며 ‘배반자’ 소리를 들어야 한단 말인가? 더구나 박 대통령은 대구시민더러 “유승민은 나를 배반한 배신자이니 다음 선거에서 떨어뜨리라”는 막말까지 해대고 있다. 결국 유 대표는 박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겁박에 굴복해 고개를 숙였다. 자신도 왜 고개를 숙여야 하는지 모르면서, . . 유 대표가 이처럼 굴욕적으로 두 번이나 고개를 숙인 데는 김무성대표의 충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 참읍시다.” 하지만 유 대표는 고개를 숙여서는 안된다. 노회한 정치꾼 김무성의 꼬득임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김 대표는 유승민이 쓰러지면 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년 총선 전 대표직 자리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게 될 가능성에 직면한다.
 
당대표로서 내년 총선에 자기 사람을 심고 대거 당선시켜야 대권가도를 탄탄히 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유 대표가 고개 숙인다고 들어줄 여자가 아니다. 계속되는 분노 표출에서 보듯 아예 죽이려고 작정하고 있다. 굴욕적인 사죄를 더 이상 한들 자신만 더 추해질 뿐이다. 따라서 유 대표는 노회한 김무성의 충고를 무시하고 박 대통령과 정면 승부를 펼쳐야 한다.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의 심정으로 옳고 그름을 따져가며 정도를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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