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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은 불임정당인가?”

야당이 야당답지 못해, “선명성 없는 야당은 불임정당”

용석춘편집장 | 기사입력 2015/05/01 [09:07]

"새정치연합은 불임정당인가?”

야당이 야당답지 못해, “선명성 없는 야당은 불임정당”

용석춘편집장 | 입력 : 2015/05/01 [09:07]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 치러진 2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했다. 민심의 척도라 할 수도권에서 그리고 아성인 광주에서 완패 당했다. 야권의 분열 구도를 전제하더라도, 꼬리를 이은 정부의 대형악재들은 야당이 그냥 주워 먹는 유리한 구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이 선거 때마다 참패하는 이유는 실정과 부패에 들끓는 민심을 대변할 수 없는 불임정당이라는 인식이다. 한마디로 박근혜정부가 아무리 큰 실정을 반복해도 ‘니들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워 너희들에게는 절대 표를 줄 수 없다는 심리가 팽배하다.
 
새정치연합이 도대체 야당인지 여당인지 그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선명성이 없다. 야당특유의 정치적 상상력도 전략도 볼 수 없었다. 점잖은 문재인대표가 ‘유능한 안보, 경제정당론’을 외쳤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무엇인지도 애매모호하다. 야당보다 여당에 더 가까운 표현도 마땅치 않다. 시중에 막말로 시비가 있긴 하지만 정청래 의원같이 직설적으로 실정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가하는 것이 야당정치인의 몫인데 모두가 조용하니 정청래가 돋보인다.

 
저울은 저울의 좌우측이 동일한 무게일 때 균형을 이룬다. 어정쩡한 행보와 회색적인 중간입장이 좌우의 균형을 깨트리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어설픈 중도 우클릭이 보수들만 똘똘 뭉치게 했다. 보수를 얏보다니 보수가 쉬운 보수가 아니다.
 
돌이켜보면 김대중, 노무현 이후, 야당이 야당답게 정치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나선 예가 거의 없었다. 그것이 절름발이 야당을 만든 것이다. 그것은 패거리에 기인한다. 당이 한패로 모여야 하는데 도대체 이당은 무지개색깔이 다 모여 있어 여러 패로 나뉘어 있다. 보수세력은 그래도 초상나면 일심동체가 되는데 이 집들은 상속재산으로 분열하고 만다. 이것도 보수와 진보의 차이인가?
 
서울 관악을에서 경선에 패배한 김희철 전의원이 공개적으로 정태호 후보의 지원을 거부했다. 경선에 응하지나 말 것이지 졌다고 등 돌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였다. 이게 제1야당서 할 짓인가? 당론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연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정치에 대한 정체성, 선명성이 없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이 콩가루소리 들어도 마땅하다.
 
그리고 새정치연합은 여당이 ‘성완종 사면’ 문제를 내세워 사태의 쟁점을 흐리고 본질을 호도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선거 막판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특별 사면’을 부각시켜 ‘여도 야도 똑같다’는 물타기 프레임을 만들 때도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그저 기득권에만 안주해 보수들이 흘려 준 악재만 붙잡고 반사이익만 노리고 있지 않았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결과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면죄부로를 생각하면 착각이다. 국민은 미덥지 않은 야당에 등을 돌린 것이지 박근혜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용인한 것이 아니다. 선거 승리에 취해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적당히 축소하고 덮으려 한다면 더 큰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말리는 시누이가 미워 잠시 죄를 미루어 놓은 것 뿐이다. 여당이 독선과 불통으로 국정운영을 밀어붙인다면 결코 국민들은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용석춘 홍천뉴스투데이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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