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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 위축시키는 물가안정대책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기사입력 2016/04/05 [22:23]

우리 농업 위축시키는 물가안정대책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입력 : 2016/04/05 [22:23]
최근 주요 언론이 봄철 채소류 가격 상승을 요란하게 보도한 데 이어 정부도 농산물 물가관리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고위 관료가 농협 하나로클럽을 방문해 농산물 수급과 가격안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는가 하면, 수입 양파·마늘을 이용한 가격상승 억제도 시도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자는 안중에도 없는 물가정책에 농업계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농업인들은 지난 2년간 봄이면 유난히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에는 세월호 침몰로 경제가 얼어붙는 바람에 농산물 소비 역시 크게 위축됐고, 2015년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다시 한번 된서리를 맞았다. 그런데 올해 배추·양파·마늘 등 일부 채소류의 가격이 꿈틀거리자 여지없이 물가관리의 고삐가 죄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경기의 일시적 가격변동에 너무 예민한 반응이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농가의 농업소득은 1994년 1032만5000원으로 1000만원 선을 넘어섰지만 20년이 지난 2014년 1030만3000원으로 오히려 2만2000원이 감소했다. 농업총수입 증가가 농업경영비 증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가 수입개방에 따른 농산물 가격 하락과 정부의 소비자 위주 물가관리에 영향을 받았음은 삼척동자도 안다.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 비축물량을 방출하거나 수입을 확대하는 물가안정대책하에서 농업인들이 농업소득을 확대할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농업인들도 서민일진대 한달 지출액으로 따져 커피 한잔이나 소주 한병 값 수준에 불과한 도시 서민들 식탁물가 때문에 농가경제를 희생시키는 것은 문제다. 거의 모든 농산물의 시장이 개방돼 있는 상황에서 국내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며 습관적으로 수입해오는 사이에 국내 농업기반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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