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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상선 회생 주력

경영권 되찾으려 전력 다해

천영일 기자 | 기사입력 2016/03/21 [09:32]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상선 회생 주력

경영권 되찾으려 전력 다해

천영일 기자 | 입력 : 2016/03/21 [09:32]
▲ 유럽 최대 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컨테이너 전용터미널 RWG(Rotterdam World Gateway) 현대상선 모습. (사진=현대상선 제공)     © 뉴시스

[시사코리아=천영일 기자]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현대상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경영에서 손을 뗐다.

현 회장은 우선 현대상선 회생에 주력한 후 장기적인 포석을 통해 경영권을 되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이달 18일 열린 현대상선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현대상선은 이날 감자를 통해 액면가 5000원의 주식 7주를 액면가 5000원의 주식 1주로 병합하기로 했다. 그 결과 자본금이 1조2124억원에서 1732억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회계장부상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췄다. 50% 이상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는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이번 감자로 현 회장의 최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특수관계자(지분율 23%대)이고,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과 특수관계자(지분율 26%대)가 지배하고 있다.


이번 감자 이후 채권단의 출자 전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 등이 차례로 이뤄지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 자리를 채권단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보유한 현대상선 채권이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만 출자 전환하더라도 산업은행은 단숨에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업계에서는 현 회장이 경영권을 넘기는 위험을 감수해가며 현대상선을 회생시키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용선료 인하 협상, 채무조정 추진, 이사직 사퇴 등을 통해 반드시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현 회장의 앞날에는 많은 변수가 남아있다. 현대상선 자회사인 현대증권 매각, 채권단의 채무조정,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 등이 매끄럽게 마무리되어야 한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의 경영환경 변화를 지켜보며 재기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로 활동하는 가운데 현대아산의 건설·레저사업을 지휘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현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삼구 회장은 2009년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는 대신 금호산업을 내줬지만 주식 우선매수권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현 회장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통해 현대상선을 되찾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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