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반곡리를 감싸듯 흐른다. 강둑에서 만난 이름 모를 꽃이 겨울의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사한 색으로 시선을 잡는다. 환경의 변화 때문에 이런 시기에도 꽃이 피는지.. 아니면 이 꽃의 생존전략인지... 강으로 바짝 다가가 자리를 잡고 준비해 온 점심을 먹고 홍천강과 차 한 잔한다. 자리를 정돈하고 강둑으로 다시 올라 와 곧게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걸어간다.
두미교 아래에서 춤추듯 흐르던 강은 오른쪽으로 급하게 휘어 흐르며 앞에 너른 모래사장을 만든다. 모래사장을 거닐며 강 건너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며 걸어간다. 강둑으로 올라와 산수교를 지나 걸어가다가 팬션 주인에게 길을 물어보니 한참 돌아가야 한다기에 망설이다 직진해 보기로 한다. 길의 끝을 가니 강이다. 시간이 여유가 있거나 산으로 가는 길을 찾으려 하지만 둘 다 여의치 않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돌아서 가든지 그대로 가든지...
강 건너편이 서면 개야리이다. 저곳을 가야 목적지인 모곡리로 갈 수 있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다 자세히 강을 살펴보니 얕은 곳이 눈에 들어온다. 맨발로 강을 건너기로 결심한다. 등산화를 벗고 양말을 벗어 발을 강에 담그자 온 몸으로 냉기가 순식간에 스며든다. 중간까지는 몇 걸음 간 후 냉기를 달래며 쉬어 갈 돌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없다. 진퇴양난.,.
강을 따라 생성된 개야리 유원지를 나와 목적지인 모곡리를 바라보니 멀리 모곡리를 상징하는 뽀족하게 솟아있는 숫산이 보인다. 숫산을 바라보며 강과 함께 도로를 따라 그곳으로 향한다. 걷다가 뒤돌아 온 길과 뒤따라오는 홍천강을 잠시 바라본다. 홍천 서면 모곡리와 춘천 남면 한덕리를 이어주는 한덕교가 강 위에 서있다. 서면의 반곡리부터 마곡리까지 홍천과 춘천은 강을 경계로 마주 보고 있고 다리들이 두 지역을 이어준다. 한덕교가 그 다리들 중 하나이다. 모곡에 거의 다다를 즈음 현수막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산 그리고 물 여러분이 지켜주세요'
모곡2교 위에서 중방대천이 홍천강에 합류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모곡2교를 건너 ‘연희마트’ 앞에서 홍천읍으로 향하는 시내버스에 오른다. 버스에 오른 후 이젠 습관적으로 음악을 들으며 단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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