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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시설, 무조건 반대가 아닌 농촌을 살리는 길로 가야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05/31 [21:39]

태양광 발전시설, 무조건 반대가 아닌 농촌을 살리는 길로 가야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05/31 [21:39]



지난 5월 19일 홍천군 서석면 하군두리 주민 50여명이 태양광 시설에 대한 반대집회를 열고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을 한복판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준다는 이유에서이다. 그 공포감이라는 것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태양광 발전시설과 관련한 산사태로 이해된다. 워낙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측면도 있지만, 태양광 발전의 무분별한 난립과 관리부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혐오감과 거부감으로 이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탄소중립, 기후위기 등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이고 더욱이 농촌지역의 고령화와 소득정체, 농경지 감소 등으로 인구소멸이 예고되는 홍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긍정적인 이해와 행정당국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정책구현이 필요하지 않을까 보며 일본의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일본 소사시 마을 한가운데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


일본 지바현[千葉県] 북동부에 있는 소사시 마을은 드넓은 논밭 곳곳에 크고 작은 영농형 태양광이 즐비하다. 마을 한가운데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이 마을에 이익을 주면 줬지 무슨 피해를 주냐고 한다. 소사시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의 면적은 20헥타르로 약 6만평에 달한다. 주로 콩과 보리가 심겨진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연간 약7200kw로 원전1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70% 수준이라고 한다. 패널을 좁은 것으로 사용한 것은 비가 많이 와 토양침식과 농경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 철골구조물 너비에 맞추어 제작된 태양광 모듈


소사시의 영농형 태양광은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탄소중립실현에 기여하는 한편 농사부터 사용되는 농기계까지 탄소배출감축과 환경을 생각하고 바이오디젤연료를 사용하는 트랙터를 운행하고 있다. 소사시의 영농형 태양광의 특징은 유기농 농업을 적용하면서 매해 농사를 짓는 ‘연작’을 하지 않는데 이 또한 탄소감축을 위해서라고 한다.

 

소사시의 영농형 태양광은 농민들의 수익증대는 물론 연간 전기수입의 10%를 지역사회를 위해 쓰고 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또 다른 형태는 농지를 빌리고 소유자에게 임대료를 내는 방식인데 토지소유자에게 임대료를 내면 결국 그 돈이 재산세로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는 만큼 또 다른 형태의 기여라는 인식이다. 소사시 관계자는 “지역사회 내에서 전기판매 수입을 순환시킴으로서 지난 10년 동안 약 3억달러 이상의 부가가치가 창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 일본 치바시 MW급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


프랑스에서는 농지에서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전기농사로 보고 있다. 태양광발전은 수시로 등락하는 농산물가격으로 불안전한 농업인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함으로서 농업경영에도 큰 힘이 되고 인구소멸위기의 농촌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일본 소사시마을과 홍천군의 이전상황은 서로 다르지 않다. 비슷한 여정을 걸으면서도 일본 소사시마을은 앞당겨 농촌의 혁신을 꾀하고 있고, 우리는 한참 뒤에야 따라가는 어중간에 있다. 태양광 사업과 영농을 함께 하는 영농형 태양광은 소득증대와 함께 인구유입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력의 감소와 농지감소, 소득저하, 인구감소, . 소멸위기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홍천군이 보다 선진화된 일본의 성공사례를 간과하지 말고 지역농민들에게 당장은 쓴 소리를 듣더라도 농민들을 설득하고 보다 적극적인 행정서비스로 필요한 제도를 개선하고 다른 지역 보다 먼저 앞서가는 정책결정이 구현되길 기대한다.

 

용석준

홍천뉴스투데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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