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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98] 8열사 기미만세운동공원

용형선 기자 | 기사입력 2023/03/20 [08:48]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98] 8열사 기미만세운동공원

용형선 기자 | 입력 : 2023/03/20 [08:48]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물걸1리 동창마을에는 3.1만세운동 당시 대한독립을 외치다 숨진 8명의 열사정신이 서려있다.

 

 

이들 8명의 희생자(만세운동에 참가했다 일제의 총탄에 희생된 이순극, 전영균, 전기홍, 이기선, 이여선, 연의진, 김자희, 양도준 등)가 팔열사로, 100년이 지난 지금도 마을 곳곳에는 이들의 피맺힌 당시의 외침이 서려 있다.

 

 

강원도 최대 3·1운동 항거지역인 홍천에서 동창마을은 항일 구국운동의 불꽃이 타올랐던 역사의 장소이다. 동창마을에서 일어난 동창만세운동은 1919년 4월 3일 잃어버린 국권을 회복하려고 분연히 일어난 순수 주민운동이다.

 

동창로의 옛 주소는 물걸리(物傑里). 이 지역은 조선시대 중종 때 대동미 창고가 있었던 이유로 물걸리보다는 동창마을로 불렸다.

 

 

물걸리는 강원도 내륙 교통의 중심지로 홍천군의 내촌면 화촌면 서석면, 그리고 인제군의 기린면과 내면 등 인근 일대를 연결해 주는 사통팔달의 요지였다. 그래서 마방(馬房-마굿간이 있는 주막집이나 조선시대 역참 등에 설치된 마굿간)과 상설시장, 주막이 들어섰고 주변 지역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서 자연스럽게 3·1운동의 중심이 됐다.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말경 조금 늦게 시작됐다. 내륙 깊숙이 위치했기 때문에 당시 경성(京城·서울)의 3·1운동과 이틀 뒤 고종의 인산(因山·장례)에 대한 소식이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린 탓이다. 물걸리의 천도교도인 김덕원 전성렬은 같은 교도인 전우균 이문순을 연락책으로 삼아 인근 5개 면에 연락하며 거사를 준비했다. 그러던 중 홍천읍에서 4월 1일 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이들은 4월 3일을 거사일로 정했다.

 

 

마침내 약속한 3일이 되자 아침부터 사방에서 시위 군중이 모여들었다. 지금의 팔열각과 그 옆 다리목을 중심으로 마을을 가득 채운 인원은 최소 1,000여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한다. 약방과 글방이 있던 전영균의 집에는 큰 태극기가 높이 게양됐고, 군중은 모두 손에 수기를 쥐고 있었다. 이문순이 독립만세를 선창하자 뒤를 이어 만세 소리가 마을을 뒤흔들었다.

 

 

이후 지금의 초등학교 뒷길을 따라 도관리 헌병주재소 헌병 7명이 헌병 보조원 홍재호 박연흥을 앞세우고 들이닥쳤다. 헌병이 시위대를 향해 일제히 발포하니 시위 군중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군중은 남의 집으로 혹은 뒷산과 개울가로 몸을 피했지만 무참한 총격에 여러 사람이 쓰러졌다. 그 와중에 현장에서 8열사가 사망했고, 20여 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가 발생했다.

 

물걸리 만세운동의 피해 규모가 컸던 것은 시위 군중이 많았던 데다 4월 1, 2일 홍천읍과 동면 등에서 일어난 시위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면 시위 현장에서는 일경에 의해 2명이 목숨을 잃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일련의 만세운동이 벌어진 뒤 홍천군 전체에서 일제는 대대적인 검거 활동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도 11일 내촌면 소재지인 도관리에서는 밤중에 수십 명이 산 위에 올라가 봉화를 올리고 독립만세를 부르는 등 항일의 뜨거운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시작된 마을 한복판에는 1963년 팔열사의 뜻을 기린 '팔열각'이 세워져 이 마을의 내력을 전하고 있다. 팔열각 주위에는 열사의 행적과 뜻을 기린 비석이 서 있으며 1991년에 기미만세운동공원이 조성됐다.

 

광복 후 동창 마을 주민들은 열사의 뜻을 이어받는 일을 시작했다. 동창초등학교에서 팔열사에 대한 제례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46년 팔열추존보국회가 결성됐다. 선양사업이 이뤄지면서 1990년 팔열사는 애국훈장이, 1992년 김덕원의사는 건국애장이 추서됐고 동창만세운동기념회가 결성돼 그날의 애국정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마을 한복판에 자리잡은 팔열중학교는 이들의 뜻을 후대까지 잇기 위해 팔열사 이름을 따 설립된 이후 지난 2006년 고등학교까지 문을 열고 애족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 홍천문화재 탐방은 필자가 강원도홍천교육지원청에서 “2021 홍천 스포츠클럽 축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걷기 - ‘홍천 9경 어때?’ 온라인 축제하면서 남겼던 기록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혹시 왜곡되었거나 잘 못 알고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은 화계초 김동성 교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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