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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edu사랑 이야기 170.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용형선 기자 | 기사입력 2023/02/02 [11:16]

김샘의 edu사랑 이야기 170.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용형선 기자 | 입력 : 2023/02/02 [11:16]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소설 《노인과 바다》와 체게바라가 떠오르는 곳, 바로 쿠바다. 그리고 이곳엔 세계가 사랑한 음악 그룹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 있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70에서 80대에 이르는 쿠바 음악계의 백전노장들이 모여 만든 그룹으로 '환영받는 사교클럽'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미국인 음반 제작자 라이 쿠더는 1970년, 쿠바 음악이 담긴 테이프를 친구로부터 건네받고 그 음악에 푹 빠졌다. 1996년 그는 쿠바 음악을 음반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받고 한걸음에 쿠바로 달려갔다. 한 명 한 명 연주자를 모집하던 라이 쿠더는 결국 20여 년 전 그를 매혹시켰던 바로 그 테이프의 주인공들을 만나게 된다.

 

쿠바의 '냇킹 콜'이라고 불릴 정도로 음악성이 좋았던 이브라힘 페레는 구두를 닦고 복권을 팔고 있었다. 루벤 곤잘레스는 의과대학마저 포기하고 시작한 피아노 연주를 관절염 때문에 중단했고, 철도노동자의 아들이던 콤파이 세군도는 쿠바혁명 후 음악활동을 그만둔 채 20여 년 동안 담배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오마라 포르투온도만이 10대에 시작한 노래를 그때까지 계속하고 있었다.

 

이들은 1930~40년대 쿠바에서 전성기를 누린 'son' 음악의 대가들이다. 손은 관능적인 아프리카 리듬에 스페인풍의 서정적 선율이 어우러진 장르로, 쿠바의 다수를 차지하는 혼혈족 '물라토'의 문화가 반영된 음악이었다. 하지만 이 음악 연주자들은 쿠바혁명 이후 뿔뿔이 흩어졌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들은 잊혀졌지만 살아 있었고 살아 있었기에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었다. 편집 없이 6일 만에 녹음된 이들의 첫 번째 앨범은 600만 장 이상 팔렸다. 전 세계 순회공연은 연일 매진됐고 그래미상 수상으로까지 이어졌다. 빔 벤더스 감독은 이 사연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2003년 7월 콤파이 세군도를 시작으로 그해 11월 루벤 곤잘레스, 올해 8월 이브라힘 페레까지 하나 둘 세상을 떠났다.

 

그룹의 마지막 남은 보컬 오마라 포르투온도, 그녀의 나이도 75세, 가난했지만 결코 꿈을 버리지 않은 쿠바 음악인들. 그들은 세상에 없지만 그 음악과 열정은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김샘의 edu사랑 이야기는 화계초 김동성 교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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