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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밭들 詩人 안원찬] 묵호항 달동네

용형선 기자 | 기사입력 2022/12/21 [16:33]

[긴밭들 詩人 안원찬] 묵호항 달동네

용형선 기자 | 입력 : 2022/12/21 [16:33]

  © 묵호항



묵호항 달동네 

 

 

 

묵호항엔 아직 달동네가 있다네

바다에 나간 가장보다도

달이 먼저 찾아와

마당을 환히 비추는 동네

한낮은 무덤처럼 고요하다가도

밤에 들수록 분주하게 소란이 반짝이는 마을

비탈에 꼬막들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키 작은 집들이

가까스로 몸 비틀어 만든 골목에 들어서면

비린 냄새의 그물이 온몸을 감아온다네

며칠 유숙하며 정 붙이다 보면

나도 어느새 풍경의 하나가 되는 마을

파도소리에 깨어나

파도소리 덮고 잠드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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