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운다
소리의 먼지가 쌓이고 있다 귓속에서 밤낮 시냇물이 흐른다 나뭇가지가 바람을 흔들고 바위가 파도를 끌어안는다 똬리를 틀고 세력을 번창시키며 진 치고 있는 놈들 막무가내 일가를 이루고 있다 귓속으로 그 소리들을 불러들인 건 나다 그러니 내 속에 사는 너는 얼마나 답답할까 출구를 잃어버린 소리들이 귓속에서 살림내고부턴 환하게 웃어본 적 없다 피곤할수록 소리가 더 커지고 적막과 고요가 잠을 사납게 흔들어댄다 아이처럼 달래보지만 더 치열해진다 숲에 들어 풀잎 사이에 귀를 내려놓는다 귀가 운다 지축을 흔들며 귀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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