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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의 이력, .建置沿革(건치연혁)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1/01/10 [19:29]

홍천의 이력, .建置沿革(건치연혁)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1/01/10 [19:29]

建置沿革(건치연혁)

홍천의 이력서를 살펴보다

 

 

 


읍지는 그 고을의 이력서다. 읍지는 발행 당시 그 고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건치연혁(建置沿革)은 호적등본쯤으로 봐도 무방하다. 언제 고을이 생겼고, 어떤 이름으로 불렸으며,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30~40 글자 내외로 1천 년의 역사를 담아낸다.

 

홍천읍지의 맏형 격인 세종실록지리지홍천 편 첫 문장은 洪川 縣監一人이다. ‘홍천 현감이 1명이다.’로 시작한다. 다음 문장이 건치연혁에 해당한다.

 

本高句麗본고구려伐力川縣벌력천현, 新羅신라改名綠驍개명녹효爲朔州領縣위삭주영현. 高麗顯宗戊午고려현종무오改洪川개홍천, 仍爲春州任內잉위춘주임내, 本朝因之본조인지. 別號花山별호화산’.

 

위의 ‘42는 홍천읍지 건치연혁의 기본이 된다. ‘본래 고구려 벌력천현이다. 신라 때 녹효로 이름을 고쳤다. 삭주의 영현이다. 고려 현종 무오년에 홍천으로 고쳤다. 그대로 춘주에 속했다. 조선에서도 그대로 따랐다.’

 

삭주, 춘주는 지금의 춘천이다. 고려 현종 무오년은 1018년이다. 영현과 임내는 속현이라고도 하며, 중앙이 행정관을 파견하지 못해 주현(主縣)을 통해 통치를 하는 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42자의 문장은 고구려(BC 37~ 668) 시대부터 현재의 홍천 지명이 정해진 고려 현종 1018년 그리고 세종실록지리지발행 당시인 1454년까지 약 1천 년 동안의 홍천 지명 변화 및 소속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발행되는 홍천읍지 대부분이 ‘42’자를 근간으로 조금씩 내용을 넣고 뺐다. 

  

 

▲    '세종실록지리지" 홍천 건치연혁

 

 

신증동국여지승람부터는 建置沿革건치연혁항목을 따로 두어 적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감무와 현감에 대한 내용을 덧붙였다.

 

仁宗二十一年인종이십일년置監務치감무. 本朝因之본조인지後例爲縣監후예위현감.’

 

인종 21(1143)에 감무를 두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감무는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현감보다 직급이 낮은 지방관리다. ‘조선시대에서도 그대로 따랐다. 후에 규정에 따라 현감을 두었다.’ 조선 태종 13(1413) 8도제 시행에 따라 감무에서 현감으로 바뀌었다.

 

동국여지지에서는 녹효로 이름을 바꾼 시기를 경덕왕 때라고 명확히 했다. ‘新羅景德王時신라경덕왕시改綠驍개녹효.’. 여지도서는 삭주가 당시 춘천현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현종 앞에 高麗고려를 삭제했을 뿐 달라지지 않았다. ‘爲朔州위삭주今春川縣領縣.금춘천현영현’.

 

홍천현읍지, 관동지, 화산현지, 홍천현 읍지, 홍천읍지는 삭제했던 高麗고려를 다시 넣었다. 5개 홍천읍지의 건치연혁은 똑같다. ‘本高句麗본고구려伐力川縣벌력천현. 新羅時신라시 改綠驍개녹효爲朔州위삭주今春川府領縣금춘천부영현. 高麗顯宗九年고려현종구년改今名개금명. 仁宗二十一年인종이십일년置監務치감무. 本朝仍之본조잉지後例爲縣監후예위현감.’

 

관동읍지홍천군읍지도 조금의 넣고 뺌이 있을 뿐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강원도지는 조선을 李朝이조라고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내용을 기록했다. 신라시대 녹효 다음으로 화산현으로 고쳤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고종 32년에 홍천군으로 바뀌었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일제강점기에도 현감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적고 있다.

 

本高句麗본고구려伐力川縣벌력천현. 新羅신라改綠驍개녹효爲朔州領縣위삭주영현後改花山縣후개화산현. 高麗顯宗九年고려현종구년改洪川仍屬개홍천잉속. 仁宗二十一年현종이십일년置監務치감무. 李朝太宗十三年이조태종십삼년爲縣監위현감. 高宗三十二年고종삼십이년改爲郡倂合개위군병합後因之후인지.’

 

 

 "대동지지"  홍천 건치연혁

 


문제는 고산자 김정호가 쓴 대동지지.

 

本伐力川縣본벌력천현. 新羅신라置伐力川停치벌력천정軍制同骨乃斤停詳驪州군제동골내근정상려주. 景德王十六年경덕왕십육년改綠驍개녹효爲朔州都督府領縣위삭주도독부영현. 高麗太祖二十三年고려태조이십삼년改洪川개홍천. 顯宗九年현종구년仍屬春州잉속춘주. 仁宗二十一年인종이십일년置監務치감무. 本朝太宗十三年본조태종십삼년改縣監개현감. 伐力川時벌력천시邑址在三汀浦읍지재삼정포.

 

본래 벌력천현이다. 신라 때 벌력천정을 설치했다. 군사제도는 여주 골내근정과 같다. 경덕왕 16(757)에 녹효로 고쳤다. 삭주 도독부에 속했다. 고려 태조 23(940)에 홍천으로 고쳤다. 현종 9(1018) 그대로 춘주(춘천)에 속했다. 인종 21(1143)에 감무를 두었다. 조선 태종 13(1413)에 현감으로 고쳤다. 벌력천 때 읍내는 삼정포에 있었다.

 

통일신라시대 군사조직이었던 10정의 하나인 벌력천정이 홍천에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적었다. 경덕왕 16년 즉, 757년에 녹효로 바뀐 정확한 연도도 기록했다. 벌력천현이었을 때 삼정포가 고을의 중심지였다는 새로운 사실도 기록했다. 삼정포의 위치는 읍지 기록으로 보아 화촌면 삼포리로 추정된다. 지금은 내삼포리, 외삼포리로 나뉘어져 있다.

 

논란은 高麗太祖二十三年고려태조이십삼년改洪川개홍천.’이다. 다른 모든 읍지에서 지명이 홍천으로 바뀐 것은 현종 9년 즉 1018년이라고 적은데 반해, 고산자 김정호는 940년이라고 기록했다. 2018년을 홍천 정명 1천 년으로 정할 때도 논란이 있었다.

 

고려 태조 23(940)과 고려 현종 9(1018) 두 해 모두 고려 지방 행정에 큰 변화가 있었던 해이다. 고려 태조 23년에 전국에 걸쳐 주부군현 제도의 개편이 있었고, 고려 현종 9년에는 오도양계의 정비가 완료되면서 주부군현의 이름이 많이 바뀐 해였다.

 

강원도지를 살펴보면 태조 23년에는 강원도 내에서 광해주(光海州)가 춘천(春川)으로, 희제(豨蹄)가 인제(麟蹄), 치도현(馳道縣)이 서화현(瑞和縣)으로, 양록군(楊麓郡)이 양구현(楊口縣)으로, 백오현(白烏縣)이 평창현(平昌縣)으로, 내성군(奈城郡)이 영월(寧越), 평원군(平原郡)이 원주(原州)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 현종 9년에는 강원도 내에서 수성군(守城郡)이 간성현(杆城縣)으로, 부평군(富平郡)이 김화(金化), 광평현(廣平縣)이 평강(平康)으로, 이천 토산군(兎山郡)이 화산현(花山縣)으로 바뀌었다. 홍천은 고려 현종 9년에 지금의 홍천으로 고쳤다(高麗顯宗九年 改洪川仍屬)’고 기록되어 있다, 모두 강원도지의 기록이다.

 

홍천 주변 현(춘천, 인제, 서화, 양구, 평창, 영월 , 원주)들이 모두 고려 태조 23년에 지금의 지명으로 고쳤다. 그러나 홍천은 고려 현종 9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고려의 역사는 대부분 고려사고려사절요등의 기록에 의존한다. 결국 고려사의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 고려사58 ‘에 남아있는 홍천 기록이다.

 

洪川縣홍천현本高句麗본고구려伐力川縣벌력천현, 新羅景德王신라경덕왕改名綠驍개명녹효, 爲朔州領縣위삭주영현. 顯宗九年현종구년更今名경금명仍屬잉속. 仁宗二十一年인종이십일년置監務치감무. 別號花山별호화산.

 

홍천현은 본래 고구려 벌력천현이다. 신라 경덕왕 때 녹효로 이름을 고쳐 삭주의 영현으로 했다. 현종 9년 지금의 이름으로 고쳐 그대로 속현으로 했다. 인종 21년 감무를 설치했다. 별도로 부르는 이름은 화산이다.’

 

고려사기록에 따르면 홍천으로 이름을 정한 해는 고려 현종 9년 즉 1018년이 된다.

 

 

▲     홍천읍지 건치연혁

 


13
개의 홍천읍지와 고려사의 기록을 종합하면 홍천의 건치연혁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홍천은 고구려 벌력천현이었다. 통일신라시대 10정 군단의 하나인 벌력천정이 있었다. 757년 신라 경덕왕 때 녹효로 고쳤다. 지금의 춘천인 삭주에 속한 현이었다. 별호는 화산이다. 고려 현종 9(1018)에 홍천으로 고쳤다. 고려 인종 21(1143)에 감무를 두었다. 조선 태종 13(1413) 현감을 두었다. 고종 32(1895) 홍천군이 되었다.

 

하나의 홍천현지로는 흐릿했던 홍천의 건치연혁이 13개 홍천현지의 건치연혁을 비교 분석하면서 제법 또렷해졌다. 고려사가 큰 몫을 했다. 

 

 

다음 편은 마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출처  백승호 벌력 콘텐츠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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