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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장로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기사입력 2018/03/24 [18:02]

이명박 장로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홍천뉴스투데이편집국 | 입력 : 2018/03/24 [18:02]
 

지금까지 주로 한국의 교계를 대표하는 목사들의 비리로 인해서 기독교인들이 얼굴을 들기가 어려웠다. 가장 두드러진 예는 사회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조용기 목사였다. 그의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아들을 세습시킨 김삼환 목사가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의 교회는 장로교회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그들의 교회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세인의 주목을 받을 만한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그들이 세인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세인이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크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교인들뿐 아니라 세인의 관심거리가 된다. 그런 사람들이 사소한 실수를 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 일을 가지고 이야기하게 되고 특히 교인들은 크게 실망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들의 범법행위가 연일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는 정도가 되면 한국교회가 입는 타격이 크다. 그들의 실수를 지적하면서 사람들이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불러도 교인들이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불교를 대표할 만한 법정이나 성철 같은 스님들은 그들의 고매한 인격과 그들의 저서로 인해서 세인의 추앙을 받고 그들의 책들이 많이 팔리고 그들의 글이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널리 인용되고 있다. 천주교의 경우에도 김수환 추기경을 많은 사람이 칭송하고 그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해인 수녀의 신앙적인 시집은 베스트셀러 급이고 그 시들이 많이인용되기도 한다.

반대로 기독교의 대표적인 지도자들은 칭송을 받기는커녕 줄지어서 구설수에 오르거나 범법자가 되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옛날에는 손양원 목사나 한경직 목사 같은 존경받을 만한 목사들이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교계의 지도자들이 비난을 받고 고소 고발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그 주요 이유가 재물에 대한 탐욕이니 교회가 잘못 되어도 보통 잘못 되어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가 그렇게도 크게 기대하고 응원했던 이명박 장로가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목사들과 장로가 번갈아 가면서 교회에 먹칠을 하는 판이다. 그는 서울 시장으로 있을 때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말을 하면서 우리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리고 그가 대통령에 입후보했을 때는 대부분의 교회에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많은 목사들이 공공연하게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결국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우리는 크게 고무되었다. 마치 한국이 기독교 국가로 변할 것처럼 말이다.

그는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지금 여러 가지 금전적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서 구속 수감되어 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우리가 그에게 속은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국의 정치판은 지금까지 비리의 온상이었고, 역대 대통령들이 줄줄이 잡혀들어 갔다. 우리가 이 장로를 그런 곳에 내보내 놓고 그 장로만이 까마귀 노는 곳에서 백로가 되어주기를 바랐으니 우리가 허황한 것을 기대했던 것 아닌가?

어떻든 우리가 크게 기대하고 후원했던 이명박 장로가 일부의 목사들에 이어서 한국교회에 치명타를 가하고 말았다. 그런데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그가 구속되기 직전에 SNS에 올렸다는 글의 마지막에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라고 썼다는 사실이다. 이 마지막 문장을 읽는 사람들은 잡혀가는 그가 개신교의 장로라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언급은 교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데 그는 왜 구속되면서 자기가 장로라는 것을 밝히려고 했을까? 자기의 신앙 양심을 걸고 결백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가? 그는 자기가 무죄라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가 구속될 만한 혐의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를 실망시키기에 그리고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가하기에 충분하다.

어느 무명의 목사나 장로가 법정 구속이 되었다 하더라도 문제가 되겠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목사들이나 장로들이 구설수에 오른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교계의 후광을 입고 대통령에 당선된 장로가 구속이 된다는 것은 교회에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줄줄이 사탕 식으로 목사들과 장로들이 범법행위를 일삼고 신학대학마다 돌아가면서 감신도, 침신도, 한신도, 총신도 분규에 휘말리고 있으니 이것 참 큰일이다.

세례 요한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외쳤다. 예수의 첫 외침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였다. 교회가 온통 불신을 받고 있는 때에 나만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 보았자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 모두를 같은 부류로 취급한다. 따지고 보면 오늘날 교회가 불신의 대상이 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는 불법을 저지르는 지도자들에게 협력했거나 그들의 행위를 묵인한 방조자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회개해야 한다. 원산과 평양에서 일어났던 회개 운동이 지금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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