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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와 목회심서

최종운 | 기사입력 2018/03/06 [19:19]

목민심서와 목회심서

최종운 | 입력 : 2018/03/06 [19:19]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너무나도 유명한 책입니다. 지방 목민관(牧民官) 즉 관리들이 부임할 때부터 물러날 때까지 항상 가슴에 담고 실천해야 될 사항을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 바로 목민심서입니다.

목민심서는 탐관오리들에게 수탈당하고 굶주려 죽어가는 백성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하며 토로한 목민관이 지켜야 할 금과옥조(金科玉條)입니다.

베트남의 지도자 호치민(胡志明)이 민족주의자로서 베트남통일의 대업을 성취할 수 있게 하였던 비전과 의지를 평생토록 다산의 목민심서를 애독한 결과로 생각합니다. 그분이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던 시절에 급히 도망하게 될 때에는 다른 소지품은 못 가져가도 목민심서만큼은 꼭 들고 도망하였다고 합니다.

목민심서에는 공직자로서 지녀야할 마음가짐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부분은 청렴(淸廉)입니다. 다산은 청렴이야말로 공직자의 본래 직무이고,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며, 청렴하지 않고서는 공직자가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청렴한 공직자라야 투명한 행정을 펼 수 있고, 청렴해야만 공직자의 권위가 서며, 청렴해야만 강직한 공직자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매스컴을 통해 매일같이 쏟아지는 사건사고에 부정부패 기사가 끊이질 않습니다. 소수 공무원의 공금횡령사건을 비롯해, 정치인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고위 공직자의 뇌물수수, 기업의 납품비리 등 계속되고 있는 부정부패는 우리사회가 만성적 부패에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요즘은 각계각층의 성추행, 성폭력 미투 가 봇물 같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과거에 일부 터져 나왔지만 지금도 여전히 교회안에서 성추행과 성폭행은 온존하고 있으리라 짐작되지만 교회 생리상 좋은 게 좋다. 은혜롭게 덮어주려는 거룩주의 때문에 문제되지 않고 있습니다.

목사들도 어찌 보면 공직자에 해당됩니다. 국가의 공직자 보다 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규범이 요구되어 집니다.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헌금을 횡령 유용하는 행위는 성경 말씀은 고사하고라도 목민심서의 청렴에 위배됩니다. 목사들이 불의한 사회관행에 따라 촌지를 받고 과도한 대접을 받고, 사히상류층 생활을 하고, 대형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것은 청렴하지 못한 목회생활이라 생각합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부패인식 지수를 보면 OECD 34개국 중 최하위에 속하는 27위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부패인식 현주소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교회라고 해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일상적 행동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는 작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부패의 축소판으로 거룩하게 부패구조가 포장하고 있음으로 인해 한국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신뢰도는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어느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개신교를 신뢰한다고 답한 것이 18.0% 인 반면 반대로 불신한다는 것이 48.3% 였다고 합니다. 바벨탑 같은 대형교회의 성장과정, 목사들의 일탈행위, 장로 권사들의 반사회적 부패와 비리들이 신뢰도를 떨어트린 주범이라 생각합니다.

한국교회가 부패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한 부정부패를 추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성경의 말씀에 굳이 의지 하지 않고서라도 일반적인 사회적 청렴실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무원에게는 일반 국민이 기대하는 것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청렴과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하물며 성직자라고 하는 목사들의 높은 수준의 청렴과 도덕성의 요구는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일부 대형교회의 브랜드 목사들의 헌금유용과 과도한 연봉 책정 그리고 세습하는 것도 청렴의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은 국민이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하게 내 준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것이기에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목사도 교회 공무원에 해당됩니다. 역시 성도들의 땀 흘려 번 돈으로 헌금한 돈으로 봉급을 받는 것이기에 하나님을 위하여 성도들을 위하여 목회하는 것은 당연 한데 군림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하고 그것도 모자라 세습을 하는 것은 성경의 기준에 대해서는 말한 것도 없고 목민심서의 정신에 미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공직자들의 비리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국민들이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역시 한국교회의 부패에 대한 모습에도 절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를 개독교로 폄하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의 부패는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처럼 목사들의 부패는 결국 성도들이 피해를 봅니다.

진정한 공무원은 뭐니 뭐니 해도 섬김의 자세입니다. 나를 낮추고 국민을 높이며 나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하는 것이 진정한 섬김의 자세인 것처럼 목사 역시 하나님의 복음 확장을 위하여 성도들의 신앙을 위해 낮은 자세로 섬겨야 하는데 오히려 군림하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갑질 목회를 하고 있는 것도 보입니다.

청렴[淸廉]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청렴이란 “부끄러움 없는 깨끗한 마음씨를 가지고 자기 직분을 다하는 일” 또는 “사리사욕에서 벗어나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는 공직자의 자세”로 정의되기도 합니다. 목사의 청렴의 범위 역시 예외일수 없습니다.

목민심서의 핵심교훈 10가지를 간추려 보면

1. 말을 많이 하지 말며 격렬하게 성내지 마라
2. 스스로 직위를 구하지 마라
3. 청렴은 목민관 본연의 자세다
4 .절약하되 널리 베풀어라
5. 궂은일도 기쁜 마음으로 행하라
6. 대중을 통솔하는 길은 위엄과 신용뿐이다
7. 실제적인 배움을 중시하라
8. 유비무환의 자세로 재난에 대비하라
9. 세력자의 횡포를 막아라
10. 청렴하게 물러나라

위의 10가지 중 다른 것은 설명을 다 할 수 없더라도 마지막 열 번째 청렴하게 물러 나라에 대해서는 언급하겠습니다. 다산은 벼슬자리에 미련과 욕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비참한 것도 이것을 지켜지지 않아서입니다. 다산은 공직자가 물러날 때의 모습이 청렴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이 기업 총수에서 청렴하게 물러나기는 더 어렵습니다. 공무원의 관직이야 단지 물러나는 것뿐이지만, 평생 피땀 흘려 가꾼 기업의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자기가 경영한 기업의 재산에 대해 초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한국교회 역시 자기가 개척을 해서 대형교회로 성장한 교회인데 그런 교회를 빈손으로 은퇴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 더 어렵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의 교훈 10가지와 비슷하게 한국교회를 향한 이재철 목사님의 목회심서 33가지와 성경에는 감독의 자질로 딤전3:2-7절의 15개, 딛1:7-9절의 13개가 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한국사회의 변화는 교회가 먼저 변화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변화가 없이는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한국사회의 부패는 교회가 그만큼 부패하였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500주년 종교개혁의 해가 지나갔지만 교회 개혁이 중단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가 바로 서지 못하면 세상도 바로 서지 못합니다. 개혁의 선두는 목사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기보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개독교 시대에서 교회는 기독교라는 한국교회 위기와 명예 회복을 위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뼈아픈 성찰과 회개 운동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목사의 자질 문제는 기본적으로 인성문제입니다. 한국교회가 개독교로 비하되고 있는 것은 바로 무자격자를 무조건적으로 대량 배출을 하여 인간적인 기준 세속적인 기준으로 목회를 함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목사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목회성공 중독, 돈 문제와 여자문제, 정치목사, 목회바벨탑을 쌓으려 하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감히 정약용선생의 목민심서와 같이 흉내를 낼 자격이 없지만 한국교회를 향한 애정으로 목회심서(牧會心書)를 한번 만들어 보면
 
1. 성도들을 사랑하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 사랑이다.
2. 헌금을 강조하지 말라. 돈이 잘못되면 맘몬이 되기 쉽다.
3. 감투를 좋아하지 말라. 정치목사가 되기 쉽다.
4. 여자를 멀리 하라. 자칫 스캔들에 휘말리기 쉽다.
5. 목회성공(목회 바벨탑)하려고 하지 말라. 주인 행세하기 쉽다.
6. 설교를 많이 하지 마라. 언행일치하기가 어렵다.
7. 성도들을 차별하지 마라. 모든 성도들이 소중한 양이다.
8. 교회를 관료화, 계급화 하지 마라. 군대, 회사 조직이 아니다.
9. 장로, 권사를 돈으로 팔지 마라. 교회는 장사가 아니다.
10. 목사, 장로, 권사제도를 임기제로 하라. 교회는 해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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