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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과 겨자 그리고 와사비

전용국기자 | 기사입력 2016/05/13 [14:52]

갓과 겨자 그리고 와사비

전용국기자 | 입력 : 2016/05/13 [14:52]
맵고 쌉싸름한 갓김치 한 쪽을 방금 지은 밥과 함께 먹다보면, 톡 쏘는듯한 맛이 잃었던 입맛을 자극하여 금방 밥 한 공기가 뚝딱이다. 
 
또한 차가운 냉면을 먹을 때 맵고 알싸한 맛으로 식욕을 돋워 주며 찬 기운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빼놓을 수 없는 양념이 바로 겨자입니다. 
 
갓과 겨자는 십자화과의 식물로서 잎은 갓, 씨앗은 겨자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잎을 먹기 위해 개량한 것을 갓, 씨앗을 이용하기 위해 개량한 것을 겨자라고 따로 부르기도 합니다. 
 
갓과 겨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원 전 수세기 전부터 향신료나 약으로 이용되어 온 기록이 있습니다. 
 
중국의 고서에는 기원 전 12세기경, 주(周)나라 때 이미 갓의 종자를 향신료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집트 문헌에는 기원 전 1550년경 마늘, 양파 등과 함께 약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고의서 <본초강목>에서는 갓과 겨자가 “폐를 통하게 하며 가래를 삭이고 가슴을 이롭게 하며 식욕을 돋운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동의보감>에도 “냉기에 주로 효과가 있으며 오장을 안정시킨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렇듯 갓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워 아랫배를 따뜻하게 데워줌으로써 온몸의 기운순환을 촉진하고 경락의 순환을 도와 혈액순환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몸이 차고 기운이 약한 사람이 먹으면 눈을 밝게 함과 동시에 머리가 무거운 증상을 없애주며,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에게도 좋은 작용을 합니다. 
 
특히 특유의 톡 쏘는 매운 맛이 식욕을 자극하고 위장운동을 활성화시켜 소화에 아주 좋은 작용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폐의 기운을 도와 기침 가래를 삭히며 담즙 분비를 촉진하여 간을 해독하는 역할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또한 항산화 물질인 카로티노이드가 다량 함유되어 인체의 산화 및 노화 방지에 탁월하고 페놀, 엽록소 성분과 함께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암의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갓에 풍부한 엽산은 단백질과 핵산의 합성에 작용하기에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을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빈혈을 예방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몸에 여러모로 좋은 갓은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여러 채소들의 모태이기도 합니다. 야생겨자의 잎을 비대화시켜 개량한 것이 케일이고, 줄기와 꽃을 비대화시킨 것이 브로콜리이며 꽃을 위주로 개량한 것이 콜리플라워입니다. 양배추는 일찍이 꽃눈의 끝부분을 비대화시켜 개량한 것으로서 이러한 채소들은 갓의 사촌지간쯤 된다할 수 있으므로 갓의 효능을 일정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주로 횟집에서 회와 함께 먹는 푸른색의 양념 와사비는 무엇일까요? 
 
와사비는 우리말로 고추냉이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겨자와 같은 십자화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하지만 이용하는 부위가 다릅니다. 고추냉이는 뿌리줄기를 갈아서 그것을 와사비양념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은 씨를 이용하는 겨자와 마찬가지로 시니그린이란 성분으로 같습니다. 
 
와사비도 식욕을 증진시키고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며 진통효과와 담즙분비 촉진작용을 한다는 측면에서 겨자와 비슷합니다. 
 
갓김치에 겨자소스를 넣은 냉면이라면 여름철 보양식으로 한 몫 할 것 같습니다. 땀 흘리고 일하신 뒤 차가운 음식을 먹다가 혹시라도 찬 기운으로 생길지 모르는 부작용(배탈, 설사 등)이 염려되신다면 갓과 겨자가 제 몫을 할 것이라 믿습니다. 갑자기 시작되는 봄철 농사로 입맛을 잃었을 때 소화에도 도움이 되고 천연소염제 역할도 하며 간 기능도 도와주는 갓과 겨자가 농부님들께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소개해 드렸습니다. 한 해의 농사를 결정짓는 봄철, 농부님들의 건강이 잘 유지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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