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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윤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8/31 [09:25]

무궁화

윤지호 기자 | 입력 : 2024/08/31 [09:25]



무더위가 수은주의 붉은 혀를 길게 빼 올리도록 기승을 부리는 삼복중 짙푸르던 나뭇잎들도 땡볕에 지쳐서 삶은 듯이 축 늘어진다.

봄내 꽃을 피워내던 나무나 풀들도 한여름에는 꽃 피우기 힘들어 멈추는데 무궁화의 고장 홍천의 도로마다 심겨진 가로수 무궁화는 아름다운 꽃을 지침 없이 이음에 사명을 다하려는 듯이 매일 같이 피어낸다.

꽃 중에 꽃 무궁화는 한여름 100여일을 한결같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는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 이유는 무궁화가 '영원히 피고 또 피어난다'는 뜻을 가진 꽃으로 무궁화는 우리 민족의 끈기와 무궁함을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매김 했다.

대한민국의 나라꽃인 무궁화는 옛날부터 한반도 전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었으며, 꽃이 아름답고 꽃피는 기간이 길어 우리 민족의 오랜 사랑을 받아 왔기에 무궁화의 나라로 일컫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은 더욱 무궁화를 국기처럼 소중히 생각하고 민족의 꽃, 나라의 꽃으로 누구나 믿게 되었으며,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라고 애국가 후렴으로 부르고 있다.

1945년 광복 후에는 국기가 법으로 제정되면서 국기봉을 무궁화 꽃봉오리로 정하였고 정부와 국회의 표장도 무궁화 도안으로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일본이 침략 통치하던 강점기에는 한국의 국화라는 이유로 일본인들이 무궁화를 전국적으로 뽑아버리기도 하였는데 한 나라의 국화가 정치적 이유로 이처럼 피해를 받은 사례는 세계어디에도 없었다.

현재 국가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태극기와 애국가 모두 독립운동과 함께했듯 '무한히 피어나는 꽃'이자 '생명력이 강한 나무인 무궁화도 자연스레 나라꽃으로 국민의 가슴에서도 피어나게 되었다.

광복 이후 무궁화는 최고의 가치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였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념식 영문 초청장의 배경은 물론, 광복 이후 화폐에도 무궁화가 들어갔다.

공무원의 임명장, 국회의원의 배지 그리고 사법부의 법복에도 무궁화는 빠지지 않았다. 또한 우리나라 생활 모든 것에, 생활 용품 곳곳에서도 무궁화는 상징적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무궁화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꽃으로 쓰이고 있지만, 국회에서 무궁화를 국화로 제정하고자 하는 노력은 늘 있었지만, 매번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법안이 폐기되었다.

외래종이라는 이유, 너무 많은 품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국화는 관습법에 따르기 때문에 법제화가 필요 없다는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의원자신들이 오매불망 하던 무궁화문양의 금배지를 달고 서도 뒷전으로 미루었다.

무궁화의 고장 홍천에서도 필자가 2014년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법제해 정해달라고 청원서에 1만 명의 서명을 받아 지역구국회의원에게 주었지만 아직 답이 없다.

아마도 선거로 당선된 의원님들은 정치인이 되니까 당리당략에 이익이 없든가 의원에게도 큰 보탬 되지 않는 법안이라 뒤로 밀쳐졌을 거라는 나의 좁은 생각이다.

언제까지 말로만 무궁화는 국화다라고 관습법으로 전해지는 설화로 내버려 둘 것인가? 호적에 올리지 못하는 얻어온 물건같이? 대한민국의 국화는 무궁화다. 라고 성문법으로 호적에 올려 무궁화를 사랑하게 하는 국화로 법제정하는 것이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한다.

그런가 하면 정부에서도 국가이념이 공고하지 않은 탓인지 나라꽃에 대한 선양의 노력도 미흡하였고, 일본식민지정책의 일환으로 무궁화에 씌워진 못된 누명도 아직까지 벗겨주지 못하고 있는 실상이다.

지방자치에서는 무궁화 보급을 위해 묘목을 직접키워 전국에 무상으로 보급하고 매년 식목일에 유실수와 함께 무궁화나무를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니 주민 가정마다 무궁화가 만발해야 할 것인데 그러하지 못하다.

군민의 피같은 세금 써가며 무궁화선양사업을 하였으나 오히려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위상과 가치를 추락시키고, 주민들로부터 무궁화는 가치도 없고 공짜로 주는 나무라 여겨서 정성들여 심지 않은 것 아닌가 싶고, 더욱 나무시장에도 무궁화나무 묘목을 찾기 어렵다.

무엇이든 공짜로 주면 좋아 할 것 같지만, 나라꽃은 스스로 찾아서 심을 수 있게 홍보가 우선해야하고, 양묘업자들이 무궁화묘목을 상업화하여 널리 보급해야 하는데 지방자치에서 무료로 보급함으로 산업경제의 질서를 해치고 주민생업활동마저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편 무궁화의 고장 홍천답게 홍천교육 기본방향을 “아름답고 강인한 무궁화 인재육성”으로 하고 있는데, 무궁화의 얼을 교육에 접목하여 승화시키려는 교안을 기대한다.

다만 상징적인 무궁화나무가 교정에 없는 학교가 많은데 학교 교정에라도 무궁화나무를 많이 심어 인재심성을 기르는데 시청각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건의를 드린다.

나라꽃 무궁화의 얼을 살리고 가치를 높여 무궁화를 사랑하며 함께해야 한다, 애국가를 부르며 우리가 되어야 한다. 태극기 바라보며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어야한다. 이것이 전 세계를 포용해 나가는 위대한 대한민국이 되는 길일 것이다.

석도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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