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를 보면 그 지역의 시민 정서나 지방자치 단체의 도로 환경 관리에 대한 의지 등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다소 역설적인 표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방자치단체의 행정하는 사람들(공무원)의 면면을 쉽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가로수는 도로 중앙선이나 인도의 가장자리에 심어 도심지의 미관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차량이 내뿜는 유해하고 오염된 대기로부터 맑은 공기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고마운 나무다. 이 외에도 많은 혜택을 주민들에게 전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안전의 측면에서도 인도를 덮치는 차량을 막아줘 시민들을 보호하는 측면도 있다.
가로수는 위에서 언급한 역할을 해야 하기에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뙤약볕을 가려줘야 하기에 잎이 촘촘하고 무성하면 좋겠다. 아울러 병충해에 강하고 대기오염이나 산성비에 강해야 한다. 또한 보행자들에게 장애가 되지 않도록 키가 큰 교목이어야 하며 도심지에 심기 때문에 미관상 아름다워야 한다. 그래서 봄에는 꽃을 볼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우리나라의 가로수로는 왕벚꽃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이 많이 선택된다.
일제강점기 당시에는 속성수인 미루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는데 해방 후 플라타너스 나무로 많이 교체되었다, 그런데 이 플라타너스 나무는 너무 크게 자라 교통에 장애를 주며 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 또한 봄에는 열매의 가루가 날려 호흡기와 눈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해서 많이 교체된 실정이다.
대략 우리나라의 가로수 식재 점유율로 보면 벚나무가 25%, 은행나무 24%, 플라타너스 8%, 느티나무가 7% 순이라 한다.〔다음 위키백과〕
며칠 전 프랑스 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보노라니 양쪽 가로수가 맞물려 터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를 선수들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가로수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그 지역의 정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또다시 가고 싶은 충동을 느껴지게 하는 곳이 있다.
서청주 IC를 지나 청주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터널을 이루고 있는 아름드리 가로수는 가끔씩 눈에 선하다. 장관이다. 그래서 많은 여행지를 다녀보지 못한 필자는 가로수 하면 청주를 떠올리게 된다. 시민들의 자랑이기도 하겠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와 경상남도 진해에는 벚꽃나무가 가로수로 잘 가꾸어져 매년 봄이면 전국 규모의 벚꽃축제가 열리기로 유명하다.
홍천 하면 누가 뭐래도 도심지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홍천강’이 가장 큰 심벌이다. ‘넓은 강’이라는 뜻을 가진 ‘너브내’ 라고 했다. 이 아름답고 축복의 상징인 홍천강을 홍천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라면 대부분 찾게 된다. 그런데, 이 홍천강 주변의 가로수를 보노라면, 실망이 앞선다. 부끄럽기도 하다. 대체로 십수년 된 나무로 본다면 앞선 지방자치단체장들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체장이나 담당 공무원들에게 고운 말이 앞서지 않는다. 한심하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래 사진은 홍천군 노인복지관과 노인회관 앞의 가로수다. 보훈회관과 6.25 참전용사 회관에도 있다. 어르신들께서 가장 많이 방문하시는 곳이다.
단체장이나 관계 공무원이 이곳을 지나기도 했을 텐데, 이런 모습들을 보고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누구 책임인가? 묻고 싶다. 축제의 고장 홍천은 많은 외지인들이 방문한다. 부끄럽지 않은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관리하라고 주문한다. 군민들 또한 그들이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김철호 홍천시니어클럽 관리사 <저작권자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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