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왜 계속해서 핵 위협의 칼날을 세우는가?Mathew Yeo Jie Sheng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연구원
푸틴은 반복적인 핵 위협과 무력시위를 통해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해 설정된 레드라인을 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총리 등 러시아 정부의 고위 인사들도 러시아의 핵 위협이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각종 도발적인 행동을 반복한다.²
저자는 “러시아의 핵 도박은 매우 위험하며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핵 위협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서방은 날이 갈수록 더 높은 수준의 파괴력과 사거리를 보유한 첨단 무기를 배치하며 레드라인을 계속해서 넘었지만, 그에 대한 푸틴의 보복은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핵 강압 정책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난해한 수수께끼 같은 행동의 저의는 무엇일까?
더구나 핵전쟁의 위험이 수십 년 만에 최고조에 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 수수께끼는 반드시 풀려야 한다. 북한, 이란 등 이른바 ‘핵 보유국 지위를 갈망하는(nuclear-aspired) 불량국가들’에 러시아의 핵 공갈을 모방해도 된다는 나쁜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략에서 핵 위협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위협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과 반발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핵 위협을 강행할 수 있게 되며, 결과적으로 아무 제재 없이 핵 강압과 벼랑 끝 전술을 계속할 수 있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했을 때 말고는 서방 국가들을 제외한 국제 사회의 비난이 거의 없었다. 그 결과, 러시아의 위반 행위에 대해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가하려는 노력은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는 러시아가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지지를 얻는 데 상당 부분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다수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반(反)서방 입장에 바탕한 공통된 이해관계를 형성했고, 이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크렘린의 반복적인 위협 행동을 크게 제재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글로벌 사우스는 국제 핵 질서를 위협하는 러시아의 행위에 대해 침묵하거나, 브릭스(BRICs) 국가들처럼 서방의 제재에 노골적으로 반대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는 큰 파장 없이 핵 억제력과 핵 신호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윌리엄스는 러시아가 핵 위협 전략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핵 사용에 수반되는 위험성을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윌리엄스는 세 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첫째, 핵 사용의 주동자 및 위험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미국과 글로벌 사우스 간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미국은 다른 핵보유국들과 함께 위협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조치에는 핵 독트린의 투명성 논의, 신기술의 리스크 파악과 함께 위기관리를 위한 새로운 소통 채널 등이 포함된다. 셋째, 핵 비보유국들도 다자적 기구를 통해 규범 위반 국가에 대한 책임을 함께 물어야 한다. 이로써 핵 규범을 강화하고, 핵 위협의 외교적 비용을 높여 러시아의 핵 위협 전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1) Thomas C. Schelling, “Deterrence and Compellence,” in The Use of Force, edited by Robert Art and Kelly Greenhill, 8th ed. (Lanham, MD: Rowman & Littlefield Publishers, Inc., 2015), chap. 2 2)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russias-medvedev-says-moscows-nuclear-threats-over-ukraine-are-no-bluff-2024-05-31/ <저작권자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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