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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전통을 잇는 팔봉산 당산제 4년 만에 열려

이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5/04 [07:56]

600년 전통을 잇는 팔봉산 당산제 4년 만에 열려

이은희 기자 | 입력 : 2023/05/04 [07:56]

 

 

봄, 가을로 지내는 팔봉산제는 세종(1418~1450) 때부터 있었다. 팔봉산제는 『세종실록지리지. 1454)』에 실릴 만큼 홍천의 큰 행사였다. 『세종실록지리지』 홍천 편을 살펴보면 ‘진산은 석화산이다. 현의 북쪽에 있다. 팔봉산은 현의 서쪽에 있다. 봄, 가을로 관에서 제를 지냈다. 鎭山 石花 在縣北. 八峯山 在縣西 春秋 其官行祭.’ 『세종실록지리지』 실릴 정도면 규모가 제법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제2봉 꼭대기에는 작은 당집이 있다. 지역 주민들이 봄, 가을 마다 제를 올리는 삼부인당(三婦人堂)이 있는 곳이다. 삼부인당은 매년 팔봉산 당산제를 올리는 사당이다. 팔봉산 제2봉 정상에 위치한 이 당집은 이씨(李氏), 김씨(金氏), 홍씨(洲氏) 세 부인을 모시는 사당인데 이씨는 시어머니, 김씨는 딸, 홍씨는 며느리이다. 사당에서는 425여 년 전인 조선 선조(1590년대) 때부터 마을 사람들이 오곡과 술, 고기 등을 갹출하여 굿과 제를 올리는 전통적인 부락제인 당산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동국여지승람 기록)

 

 

 

 

당산제는 예전에 마을의 평온과 풍년을 기원하며, 액운을 예방하기 위해 치러졌는데 근래에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인들이 산과 강에서 무사 안녕하기를 기원하는 뜻도 겸하여 매년 3월 보름과 9월 보름에 칠성신, 산신(山神), 3부인 신에게 제를 올리는 3마당으로 치러진다. 당산제가 있는 날 주민들은 떡과 고기, 술 등을 나누어 먹는 전통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씨 부인이 가장 인자했고, 김씨 부인도 너그러웠으나 홍씨 부인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당굿을 할 때 이씨 부인이 강신하면 풍년, 김씨 부인이 내리면 대풍, 홍씨 부인이 내리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팔봉산 당굿은 크게 3가지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마당은 칠성칠군과 후토신령에게 제사를 드리는 마당, 둘째 마당은 3부인에게 기원을 드리는 마당, 셋째마당은 무당들의 만신굿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예전에 마을 사람들이 하는 말이 팔봉산의 성황님이 내려다보고 계셔서 마을이 잘되고 있다고 하며 옛날에는 팔봉산은 여(女)산이라서 가마채가 그 산을 못 넘어갔다고 한다. 그곳에 삼부인들이 있어서 가마채가 넘어가면 발이 붙어서 가마꾼들이 못 지나갔는데 당고개에 물을 정성스레 차려 놓고 절을 하면 그제서야 발이 떨어져서 갈수 있었다고 한다. 팔봉산이 여산이므로 여자들이 샘이 많아서 심통을 부렸다고 전해진다.

 

 

 

 

팔봉산에는 닭고기, 개고기, 비린 것을 먹고 올라가면 안되고, 뱀을 보고도 못 올라갔으며, 개 잡는 것을 봐도 안 올라갔다고 한다. 올라가면 삼부인이 벌을 주었는데 그 벌은 사람을 굴리는 벌 이었다고 한다. 약 40미터 되는 낭떠러지에서 내려 굴리는데 죽지는 않는다. 위와 같은 경우가 있을 때, 팔봉산 아래 홍천강의 뗏목도 못 지나가게 했다 한다. 또한 여름에는 더워도 옷을 못 벗었다 한다. 왜냐하면 여산이기 때문에 옷을 반드시 입고 지나가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강물 속으로는 산삼 꽃이 비쳤는데, 쳐다보면 안 보이고 물속으로만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산삼 꽃을 본 뗏목은 내려가다가 바위에 부딪히거나 뒤집혀서 사람이 다치기도 하였다 한다. 이유인 즉은, 뗏목으로 내려가려면 사공이 물을 내려다보면서 삿대질을 해야 하는데 물을 보면 산삼 꽃(빨간 열매)이 흐드러지게 보이고 고개 들어 산을 보면 정작 없어서 넋을 잃고 찾다가 그만 바위에 뗏목이 부딪히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또 나쁜 짓을 하면 산신님이 호랑이를 내려보내 그 산을 넘어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씨는 시어머니, 김씨는 딸, 홍씨는 며느리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씨 부인이 가장 인자했고, 김씨 부인도 너그러웠으나 홍씨 부인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당굿을 할 때 이씨 부인이 강신(降神 : 흔히 ‘신이 내린다.’, ‘신이 지핀다.’라고 말하며, 혼이 빠져나가는 탈혼(脫魂, ecstasy)과는 대조적인 현상)하면 풍년, 김씨 부인이 내리면 대풍, 홍씨 부인이 내리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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