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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값에…농가 허리 ‘휘청’

용형선 기자 | 기사입력 2023/03/12 [22:10]

농약값에…농가 허리 ‘휘청’

용형선 기자 | 입력 : 2023/03/12 [22:10]

 



지난해 비료와 난방유류 등 각종 농자재값이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농약값 인상이 예고돼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작물보호제(농약) 업계에 따르면 올해 농약값 평균 인상률은 12.2%로 추정된다. 이는 계통공급단가 기준으로, 유통마진 등 제 비용까지 고려하면 농가 구입가격 상승폭은 지역에 따라 최소 15∼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약값이 이처럼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09년 국제 금융위기로 환율과 원자재값이 급등해 18% 인상된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지난해에도 비선택성 제초제를 중심으로 가격이 인상되면서 농약값 평균 인상률이 6.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큰 폭의 상승이 예고돼 농민들은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농약업체들은 올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농약업체 관계자는 “농약값은 원제 수입에 따른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데 지난해 원제가 거래되던 9∼12월에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아 예년보다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또한 원제 가격 자체가 오른 영향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농약업체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 대다수가 외국의 농약 원제사에서 원제를 들여와 희석해 판매하는 구조이다보니 가격협상에서 열위에 있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원제사의 가격인상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물류비와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모두 치솟아 농약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봄철 농사에 쓸 농자재를 준비하는 농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박과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이 모씨(59)는 “농산물값은 그대로인 반면 비료·등유값 상승에 외국인 근로자 하루 일당도 17만원에 달해 걱정이 큰데 이젠 농약값마저 치솟아 손익 맞추기가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로 농약 사용 의존도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외래 돌발 병해충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대다수 영농 현장에서 농약 사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강씨는 “요즘엔 갈색날개매미충과 선녀벌레가 극성”이라며 “농약값 올랐다고 농약을 안 쓸 수도 없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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