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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학산인의 홍천강이야기 4] 홍천읍 연봉에서 남면 남노일대교까지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01/12 [22:07]

[금학산인의 홍천강이야기 4] 홍천읍 연봉에서 남면 남노일대교까지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01/12 [22:07]

 

▲   홍천읍 연봉리에서 남노일대교까지

 

 

굴지 슈퍼애서 나와 다시 걷기 시작한다. 길은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른다. 오른쪽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가면 영천교회가 있고 왼쪽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밭을 지나면 괴바우 아래 천주교춘천교구 홍천성당 굴리지공소가 있다. 공소란 본당보다 작아 본당 주임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순회하는 구역의 천주교공동체 또는 천주교건축물을 의미한다.

 

굴지공소를 품고있는 괴바우는 바위의 모양이 고양이같이 생겼다는 것에서 지명이 유래되었다. 사거리에서 괴바우 방향을 바라보며 굴지8경인 괴바우의 비경, 괴바우소의 녹음, 굴지천의 철쭉, 낙화암의 낙조, 벼루바위의 단풍, 정자바우의 운치, 굴지천의 백사장, 줄바우의 선경에 대해 생각한다. 다음 기회에 굴지8경을 살펴봐야겠다.

 

영천교회 방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게스트하우스인 고물이 보물이라는 '고물섬'에 들러 이리 저리 둘러 본다.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들이 많다. 마을을 벗어나자 천냥바위에서부터 춤추듯 흐르던 홍천강이 왼쪽으로 크게 감돈다. 강을 따라 걷다 강가에 묶여있는 배를 바라보니 배를 강에 띄워 배를 타고 강물을 따라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홍천강의 절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에 서있는 안내판에 기록되어 있는 홍천강 이야기를 읽는다.

 

홍천강은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에서 발원해 홍천 중앙부를 지나 북한강 청평호로 흘러드는 강으로서 한강의 제2지류, 북한강의 제1지류이며 길이는 143km에 이른다. 주민들은 ‘홍천강은 다른 지역의 물이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청정수’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옛 이름은 남천(南川), 벌력천(伐力川), 녹효강(綠驍江), 화양강(華陽江)이라고도 한다. 벌력천은 기세등등한 물줄기에서 비롯된 것이고 화양강 또한 물속에 비친 맑은 풍경에서 연유된 점과 넓은 내를 가진 홍천(洪川)이란 지명이 붙은 것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홍천강은 예부터 홍천의 가장 큰 젖줄이자 영동과 영서를 잇는 수운(水運)의 요충지로서 강물이 맑고 경치가 뛰어난 곳이 많아 강수욕장으로 인기가 있으며 강 유역에는 많은 유물⸱유적이 남아 있고 구전되어 내려오는 유래와 전설이 많은 곳이다.

 

내용을 읽은 후 안내판 뒤의 바위 언덕으로 올라가 굴지리 방향의 강 풍경과 장항리 방향으로 흐르는 강 풍경을 바라보며 바위에 걸터 앉아 쉼의 시간을 갖는다.

 

화랑사단 유격훈련장 안내판을 지나 걷다가 만난 팬션이름이 시실리(時失里)다. 이국적인 이름을 한자로 써 놓으니 또 다르게 보인다. 잠시 강에 기대어 세월을 잊어 본다. 고개를 넘어 장항리로 들어선다. 어느 팬션에서 나왔는지 모를 견공이 계속해서 따라 온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정겹고 귀여웠는데 계속 쫓아오니 당혹스럽기 시작한다. 되돌아 가라해도 잠시 멈추었다 따라오길 반복하더니 얼었던 산속 높은 곳의 얼음이 녹으며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을 지나 절골교 근처에서 뒤돌아 보니 견공이 안보인다. 자기 주인에게로 잘 돌아갔을 것이다.

 

장항리 절골에는 고려 고종 때 팔만대장경을 총괄 지휘하신 홍천용씨 시조인 용득의 선생이 용수사와 학서루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홍천읍지나 여지도서에 기록돼 전해진다. 여호내 고개 아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여호내고개를 넘으면 북방면 노일리 방향이고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남면 용수리 방향이다.  이곳은 금학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수태극이 시작되는 곳이다.​

 

 

 

 

남노일 버스정류장을 향해 남노일대교를 건넌다. 중학시절 추억을 같이한 친구의 집이 보인다. 그 시절 시골이어도 사람이 꽤 있었는데.. 작은 매점에 들렀다. 주인은 낮술에 취해 인사불성이고 아기 강아지만 반긴다. 버스를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해서 지나가는 차를 세워 양덕원까지 간다. 데려다 주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양덕원터미널에서 완행버스에 몸을 싣고 차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집으로 향한다.

 

전장수

홍천학연구소 연구위원 홍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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