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고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려야 하는가?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2/11/23 [15:13]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려야 하는가?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2/11/23 [15:13]



지난 21일 홍천군의회 정례회가 개회되고 민선9기 첫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됐다. 회기 중 집행부의 산적한 서류를 검토하기 바쁜 와중에도 최이경 군의원이 언론을 통해 기고한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려야 하는가?를 읽고 최 의원은 과연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이 글을 쓴 것일까?

 

최 의원은 기고문에서 기초의회 의원들의 역할에 대해 집행부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감시∙감독하는 것과 거수기로 전락하지 말라는 것, 집행부의 대변자로 방패막이로 전락하지 말고 당리당략으로 오직 지자체장만을 위해 종을 울리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자체장의 대변자가 되어 그를 주인으로 섬기는 딸랑이의 모습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민을 위한 행복의 종을 올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최 의원은 최근 홍천군의회의 동향을 시사하고 글을 쓴 것 같다.

 

최 의원의 기고내용은 누가 봐도 틀린 말은 없다. 다만 모두가 아는 식상된 언어의 나열로 인해 영혼 없는 주장으로 들리는 것은 무엇일까? 민선9기 홍천군의회가 새롭게 출범한지 5개월이 지났고 첫 행정사무감사가 진행 중에 있다. 최 의원이 주장하는 것 외에 의회는 감시감독의 기능만이 아닌 군민의 삶을 위한 법안을 만들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먼저 있다. 또한 최 의원이 과거 관선제를 운운하며 그때가 더 나았다라는 늬앙스를 주는 것은 그야말로 귀중하게 되찾은 풀뿌리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발언이다. 최 의원이 벌써부터 당리당략과 방패막이, 딸랑이 모습의 의원들을 거론하는 것을 보면 결국 최 의원도 그 무리 속에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일이다.

 

일전에 필자는 다른 글을 통해 의원들이 목소리만 키우고 김장철에 여기저기 시뻘건 김치를 버무리고 어느 한쪽에선 사진을 찍어 SNS로 도배하는 것을 보고 의원보다 봉사단체가 제격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용준순 의원은 정치인들이 본연의 임무가 아닌 각종 행사에 의원들이 참여하는 것을 두고 1년만이라도 사적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1년도 되지 않아 큰 정치인 흉내를 내선 곤란하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헤밍웨이 소설로 1937년 스페인 내전을 무대로, 공화파에 가담해 싸우기 위해 직업조차 버린 한 미국인 대학 강사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게리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오랜만에 찾아 볼 영화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의역하면 '누구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서 종을 치는 것인가'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로 치는 종, 그건 나를 위해서 치는 종이기도 한데 최 의원은 오늘 과연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릴 것인가?

 

용석준 홍천뉴스투데이 편집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