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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레사가 전하는 저널리즘 정신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9/21 [22:37]

마리아 레사가 전하는 저널리즘 정신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2/09/21 [22:37]

  © 노벨평화상 언론인 마리아 레사



가짜뉴스ㆍ탈진실의 시대에서 견고한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저널리즘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서양원)와 한국언론진흥재단(회장 표완수)의 초청으로 20일에 마리아 레사 특별강연이 열렸다.

 

레사는 2012년에 설립된 필리핀의 온라인 뉴스 매체인 래플러의 CEO이자 필리핀 정부의 탄압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언론인이다. 이런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아 레사는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와 함께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필리핀인 가운데 최초이자, 세계 언론인으로서는 80년 만에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다. 같은 해 유네스코 길레르모 카노 세계언론자유상도 받았다. 

 

‘새로운 시대의 저널리즘과 시대정신’을 주제로 강연한 마리아 레사는 진실을 은폐시키고 있는 세력은 누구인지, 왜 진실을 수호하는 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진실을 수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병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설파했다. 

 



그는 “자본ㆍ권력을 갖고 있는 플랫폼 기업이 빅데이터를 확보해 ‘초사회화’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초사회화란 시난 아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책 <하이프 머신>에 나오는 개념으로 맞춤화된 정보가 확산된 사회를 의미한다. “플랫폼 기업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개개인의 생각을 파악하고, 통제해 진실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눈을 가려 우리 내면에 있는 분노ㆍ혐오를 분출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없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판단의 기준을 공유할 수 없어 신뢰ㆍ연대의 감정이 싹트기 힘들고, 이는 기후변화ㆍ코로나와 같은 실존적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레사는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좋은 기술 ▲좋은 저널리즘 ▲커뮤니티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좋은 기술이란 가짜 뉴스와 자극적인 정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방임하는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유럽의회에서 통과된 유럽연합의 디지털 시장법(DMAㆍDigital Market Act)을 사례로 들었다. 또 독립언론이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제기금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레사는 영국 BBC방송 사장과 미국 뉴욕타임즈(NYT) 사장을 지낸 마크 톰슨과 함께 국제기금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좋은 저널리즘이란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고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널리즘으로서 모든 언론인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바”라고 정의했다. 이어 “사회 공동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토론과 참여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리아 레사는 강연을 마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에 대해 믿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믿음이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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