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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밭들 詩人 안원찬] 맑은 곰치탕

죽변항4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9/04 [19:31]

[긴밭들 詩人 안원찬] 맑은 곰치탕

죽변항4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2/09/04 [19:31]

 

  © 곰치탕



맑은 곰치탕

죽변항 4

 

 

시퍼렇게 동트는 울진군 죽변항

자꾸 투덜대는 속 달래주려

맑은 곰치탕집 찾아간다

 

통발 작업에서 생포되었다는 놈들 죄다 도토리 키재기다

추하게 생겼어도 숙취 해소 다이어트 피부미용

퇴행성관절염 예방에 좋다고 너스레 떠는 곰치 아지매

반눈 뜨고 한바탕 입 찢는다

문디 자슥 우찌 이리 힘이 좋으꼬

가만 있끄라 흐믈흐믈 엥가이 띠비지고 지랄떠네

거무튀튀한 수컷 요놈이 노란빛 나는 암컷보다 훨씬 맛있다며

넓적하게 썬 무 콩나물 양파 넣고

팔팔 끓을 때 곰치를 뚝뚝 잘라 넣는다

파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 맞춘다

백옥처럼 흰 살[] 파고들어 깊은 맛 우려내어 맛좋다는

맑은 곰치탕 설설 끓어 나는 괜스레 서럽다

하지만, 술국으로 나 죽소 하고 먹으면 호들갑스러운 맛이다

아부지와의 해장술

이웃 아저씨까지 불러

한잔 싸하게 곁들였으면 하고

간절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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