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빈국 방글라데시의 행복지수가 뉴요커들의 그것보다 더 높다는 것은 자주 회자되는 이야기다.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 일화의 제목은 ‘힐러리에게 암소를’이다.
1995년 4월 북경에서 유엔세계여성회의가 열리기 몇 달 전,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클린턴이 방글라데시 히말라야의 마이샤히티라는 마을을 방문했다. 똑똑한 힐러리는 방글라데시 여인들에게 이것저것 질문했다.
“예, 우리는 이제 자신의 수입이 있어요. 그뿐인가요? 얼마간의 자산도 있답니다. 뭐냐고요? 암소와 닭, 그리고 오리지요. 아이들도 학교에 다니고 있어 기쁩니다.” 방글라데시 여인들의 답을 들은 힐러리는 만족했다. 이번에는 히말라야 여인들이 힐러리에게 물었다.
“아파(자매님), 당신은 암소가 있나요?” “아뇨, 암소가 없는데요.” “아파, 당신은 자기 소득이 있나요?” “전에는 변호사 수입이 있었지만, 지금은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 돈 버는 일을 접었지요.” “아이들은 몇 있나요?” “딸 하나예요.” “더 안 가질 거예요?” “예, 하나나 둘쯤 더 갖고 싶긴 하지만 현재로선 만족해요.”
힐러리와의 인터뷰가 끝나자 여인들은 자기들끼리 쑥덕거렸다. “참 안됐네, 힐러리 부인은 암소도 없고, 자기 소득도 없고, 아이도 딸아이 하나뿐이라는군. 쯧쯧!”
히말라야 여인들에게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여사는 결코 힘 있는 여성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녀를 동정했다. 히말라야 여인들이 미국 대통령 부인의 현실적, 정치적 힘을 모르고 있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다만 행복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히말라야 여인들은 날카롭게 지적한 것이다. 즉 그들은 힐러리의 엄청난 힘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것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생명(삶)을 생산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서며 자기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