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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8/02 [03:53]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성 기자 | 입력 : 2022/08/02 [03:53]

 

 

교육부가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한국나이 7세)로 낮추는 내용의 학제개편안을 발표하자 학부모와 교원 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취학연령을 낮춰 사회진출을 앞당기자는 취지이지만 특정 연령층의 경쟁 심화 및 돌봄 공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업무보고를 했다. 계획대로 2025년부터 시행되면 1949년 ‘교육법’이 제정된 이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학제가 바뀌게 된다. 기본 취지는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취학연령 하향으로 장기적으로는 입직연령(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나이), 결혼 및 출산연령 등까지 전체적으로 앞당기자는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특정 연령대 아이들이 더 큰 경쟁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제 개편의 대상이 되는 2018∼2022학년도 출생아의 경우 다른 학년보다 많은 인원이 함께 진학·졸업을 하게 되면서 더 거센 입시경쟁과 취업경쟁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경우 2018년 출생아는 8,351명, 2019년 8,283명, 2020년 7,835명이다. 해당 연도의 전국 출생아는 26만~33만명 안팎이지만 교육부의 학제개편안이 추진될 경우 일부 학생들은 한 학년이 40만명 안팎인 상황에서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돌봄 공백 문제도 제기된다. 다수의 초등학교가 오후 1시 전후로 저학년 학생을 하교시키고 있기 때문에 더 어린 연령을 초등학교로 편입시키면 맞벌이 가정 등의 돌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9년 기준 38개 회원국 중 한국을 비롯한 26개국의 초등학교 입학 연령은 만 6세다. 만 4~5세에 입학하는 영국을 포함해 아일랜드·호주·뉴질랜드 등 4개국이다. 특히 호주와 아일랜드 등은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5세지만 의무교육은 6세부터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에서 5세에 입학하는 과정은 의무교육이 아닌 선택적인 '사전(Pre)' 과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입학이 다른 국가들보다 특별히 늦은 것은 아니다.

 

또 한국의 만 3~5세 취학률은 93.3%로 OECD 국가 평균인 87%보다 높았다. 연령별 취학률은 연령별 인구수를 학생 수로 나눈 것인데, 한국에서는 유치원 과정이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3~5세 어린이 10명 중 9명 이상이 사실상 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양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비롯한 단체들은 교육부가 사전 논의와 연구 없이 부적절한 정책을 내놨다며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제 개편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찬성 의견도 있지만 정책 추진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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