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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有我無蛙 人生之限(유아무와 인생지한)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6/29 [19:23]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有我無蛙 人生之限(유아무와 인생지한)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2/06/29 [19:23]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有我無蛙 人生之限)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가 꾀꼬리에게 내기를 하자고 했다. “두루미를 심판으로 정하고 3일후에 노래 시합을 하자"는 제안이었다.

 

노래를 잘하는 것은 고사하고, 목소리 자체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자신에게 노래시합을 제의하다니,.. 노래 잘하는 꾀꼬리가 볼 때, 어이가 없었지만 월등한 실력을 자신했기에 시합에 응했다. 그리고 꾀꼬리는 3일 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반대로 노래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노래연습은 하지 않고 자루 하나를 가지고 논두렁에 개구리를 잡으러 돌아 다녔다.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두루미에게 갖다 주고 뒤를 부탁한 것이다. 한 마디로 불공정 판정을 거래했다.

 

약속한 3일이 되어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곡씩 부르고 심판인 두루미의 판정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꾀꼬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고운 목소리로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장담했지만 심판인 두루미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주었다.

 

 

유아무와 인생지한(有我無蛙 人生之限)

 

이 글은 고려말 학문이 뛰어났던 학자, 이규보 선생께서 몇 번의 과거에 낙방하고 초야에 묻혀살 때 집 대문에 붙어있던 글이다.

 

그런데, 하루는 임금이 민심을 살피려고 단독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히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했지만 집주인(이규보 선생)이 조금 더 가면 주막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금은 할 수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그 집(이규보)대문에 붙여있는 글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게 한이다” 라는 말이 궁금했다. 도대체 개구리가 뭘까? 

 

임금은 주막에 이르러서 국밥을 한 그릇 시켜 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집(이규보집)에 대해 물어 봤지만, 과거에 낙방하고 집안에서 책만 읽으며 살아간다는 소리를 들었다. 궁금증이 발동한 임금은 다시 그 집으로 되돌아가서 사정사정한 끝에 하룻밤을 묵어갈 수 있었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집 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이 안 오는지라, 면담을 신청했다. 이윽고 궁금했던, “유아무와 인생지한(有我無蛙 人生之限)”의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말은, 이규보 선생이, 불의와 불공정, 비상식으로 얼룩진 그 시대 그 나라를 비유해서 한 말이었다. 이규보 선생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의 실력이나 지식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으련만, 과거를 보면 꼭 떨어진다는 것이다. 돈도 없고 빽도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자신은,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같은 입장이지만 까마귀가 두루미에게 상납한 개구리 같은 뒷거래가 없었기에 번번이 낙방해 초야에 묻혀 살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용기 있는 결단을 했다. 자신도 과거에 낙방하고 전국을 떠도는 떠돌이 신세인데, 며칠 후에 임시 과거가 있다 해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궁궐에 들어와 임시 과거를 열 것을 명했다.

 

과거를 보는 날, 이규보 선생도 뜰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가다듬으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시험관이 내 걸은 시제가 유아무와 인생지한(有我無蛙 人生之限)이란 여덟 자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규보 선생은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 절을 한번 올리고 답을 적어 냄으로써 장원급제하여 차후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불공정 비상식은 고려시대만 있었던 적폐일까? 

 

한 발 더 나아가서 21세기 지금 시대에, 노래시합을 얼굴도 안보고 서류로만 하는 깜깜이 경쟁은 없을까? 

 

최근 필자가 쓴 “홍천문화재단 이사장 민간공모,.. 의혹 없이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기사가 추측성 오보 기사라며 홍천문화재단(대표이사 전명준)이 신문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공정하게 심사하라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가? 

 

곧 민선8기 홍천군정이 출범한다. 현명한 지도자의 용기 있는 결단만이 만성적 적폐를 청산할 수 있고,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 개구리를 탐하는 두루미가 심판이 되는 한, 홍천의 미래는 없다. 

 

 

용석준 홍천뉴스투데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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